차를 처음 몰게 되었을 때 했던 생각은 도색이었다. 산뜻한 색깔로 바꾸고, 범퍼도 꾸미고, 최대한 지난 세월이 느껴지지 않게 해보려는 마음이 가장 컸다. 그러나 차에 대해 알게 되면 알게 될수록, 사람이 이동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차의 본질이 어디에 있느냐를 생각하다보니 생각이 바뀌었다. 그 본질은 안전한 이동일 수도, 주행일 수도, 편의성일수도 있고 사람마다 차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가장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 건 땅 위에서 바퀴가 구른다는 점이다.
타이어가 '지면에 바퀴를 디디기 위한' 것이라면 얼라인먼트(Alignment : 차륜정렬) 는 '차가 제대로 멀쩡하게 굴러가기 위한' 것이다. 제대로 된 타이어가 장착되었다면 타이어를 위해서라도 바퀴가 제대로 굴러가게끔 해줘야 한다. '차륜 정렬'은 중요하다 - 얼라인먼트, 얼라인먼트, 얼라인먼트.
(얼라인먼트 전용 리프트에 올리는 중이다. 항상 조수석 쪽 앞바퀴가 문제다.)
며칠 전 타이어를 바꾸고 나서 기분 전환 및 테스트 드라이브를 겸해서 약 300 km 정도를 주행했다. 이전 포스팅에서도 언급했지만, 전체적으로 좋으나 좌우 요동이 있다는 단점(!?) 이 있었다. 문제는 이것이 타이어의 문제인지 얼라인먼트의 문제인지 파악해봐야 한다는 건데, 주행을 해보니 직선주로에서 센터에 정확하게 스티어링 위치를 고정시키고 전진하면 왼쪽으로 차량이 쏠리는 현상을 발견했다.
타이어 작업을 했던 티스테이션에 다시 차량을 입고해서 얼라인먼트를 바로 잡기로 했다. (얼라인먼트 수정은 무료로! 할 수 있었다. )
(센서 부착!)
네 바퀴에 각각 센서를 부착하고 센서 캘리브레이션을 먼저 한다. 센서의 위치를 잡고 본격전인 정렬을 위해서 센서의 영점을 잡는 작업이 선행된다.
(올라간 마당에 사진 한 번 더!)
숫자 '1014' - 2014년 10주차에 생산된 타이어라는 뜻이다. 3월 중순에 나온 따끈따끈한 타이어다.
일단 센서 위치가 잡히면 캐스터, 캠버, 토우 각을 각각 잡는다. 캐스터는 전/후륜축의 앞 뒤 위치를, 캠버는 전/후면에서 보았을 때 바퀴가 O다리 형태인지 X다리 형태인지를, 토우는 안짱다리인지 아니면 팔자 걸음인지를 의미한다.
얼라인먼트에 보다 민감하고 컨셉을 잡아 정렬하는 운전자는 여러가지 시도를 해보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대형 세단에 극단적인 캠버 세팅을 한다던가, 언더스티어 혹은 오버스티어를 의도적으로 캠버와 토우 각 조정을 통해서 만들어 내는 경우도 인터넷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내 입장에서는 별 컨셉 없이 좌우 오차가 가장 적은 게 좋았지만.
(+ 캐스터, + 캠버, 프론트 토우 인으로 정렬되어 가는 중이다. 사실 캐스터 오차가 커보이는 건 조금 불만이다.)
얼라인먼트 센서를 통해 들어오는 값의 오차가 점점 적어지기 시작한다. 위 사진은 대충 잡힌 수치들이고, 캐스터 값은 걍 둔 채 조금 더 토우 값을 잡았다. 사실 캐스터를 저렇게 둬도 되는지는 잘 모르겠다. 모르는 입장에서는 정비를 담당하시는 전문가를 믿고 작업을 하는 것이고 현재 얼라인먼트 값 정도면 괜찮은 것 같다.
오늘도 자유로에서 테스트 드라이브를 해봤는데, 만족스럽다. 좌로 기울던 특성은 사라졌다. 다만 세로줄 홈을 파 놓은 노면 위에서 좌우 요동이 약간 있는 것은 분명히 그 정도가 줄었으되 타이어의 영향도 없다고 보기는 힘들겠다.
다음에 작업을 할 때는 각 각도 수치에 대해서 좀 더 공부해서 세팅 최적화를 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할 수 있을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깨끗하게 세차하러 간다. 오늘은 하부 세차 까지 돌렸다.
타이어 후기에대해서는 조금 더 타 보고. 이제 한 400 km 정도 타보고 쉽게 판단할 수 있는 게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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