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무렵 '클린 디젤' 이라는 슬로건으로 알려졌던 승용 디젤은 디젤 게이트가 되며 끝장을 보는 것 같았지만, 디젤 승용 차량들은 아직도 승용차 시장에서 나름 입지를 굳건히 하고 있습니다.
물론 최근에 ESG가 주요 테마로 경제 용어로 떠오르게 되면서 디젤에 대한 선호도가 예전같지는 않고 독일에서 디젤 중고차들이 슬슬 안팔리기 시작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저는 아직 디젤 승용차들이 앞으로 생각보다는 오랜시간 버틸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단, 이 글에서 말하고자 하는 '승용 디젤'은 흔히 알고 있는 화물/상용차량에 사용되는 경유차가 아닙니다. 포터, 만, 스카니아 같은 소형/대형 화물 차량은 제외하고 순수하게 승용으로 사용하는 경우를 말씀드리는 겁니다.
1. 영업용 차량의 주행거리를 버틸 만한 대안이 아직은 없다.
영업용 차량으로 장거리 주행을 해야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1년에 6만 킬로미터가 넘는 영업인들의 차량으로 아무리 연비가 좋다고 해도 사실 저 주행거리를 당해내기 쉽지 않습니다. 200원 300원 차이라고는 하지만, 주행거리 자체가 너무 길어지면 유류비를 감당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이브리드라는 대안이 있기는 하지만, 오히려 도심 연비가 더 높다는 하이브리드 차량의 특성상 역시 저 주행거리를 감당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보통 1년 주행거리가 3만 킬로미터가 넘는 다는 것은 필연적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고속도로 주행을 포함할 수밖에 없겠죠. 그렇다면 하이브리드라고 해도 연비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아울러 하이브리드 차량은 영업용으로 사용할 만큼의 편의사항과 고급 옵션, 공간을 제공하는 차량이 제한적인 것도 사실입니다.
결국은 상당히 고급 사양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긴 주행거리를 소화해야하는 경우라면 아직은 승용 디젤 수요는 있습니다. 거기다가 법인 차량이라면 운용을 해볼 만한 하기도 하겠죠.
2. SUV 사용량 증가
차박의 팬은 아닙니다. 하지만, 꼭 차박이 아니더라도 SUV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있습니다.
도심에서 사용하는 차량임에도 SUV의 비율은 예전보다 높습니다. SUV가 주는 시야에서의 이점이나, 적재량을 소화해야하는 가족용 차량의 수요로 SUV 사용량은 점점 늘어나는데, 아직은 디젤이 아닌 다른 파워트레인 옵션으로 SUV를 운행하는 것이 사실 아직은 익숙하지는 않습니다.
예를들어 팰리세이드의 경우에도 3.8 가솔린과 2.2 디젤 옵션을 판매하고 있지만, 실제로 디젤의 가격이 200만원 가량 더 높습니다. SUV를 찾는 소비자들은 디젤을 선호한다는 뜻입니다. SUV는 승용 디젤이 여전히 (적어도 일정 기간 동안은) 건재하리라는 시그널을 시장에 보내고 있습니다.
3. 유류비 변동성
지난 해 코로나 위기로 원유 선물 가격이 Negative 영역으로 들어서는 일이 있기도 했지만, 경기 회복의 기미가 보이며 인플레이션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것이 실정이고 원유 가격은 놀랄만큼 가격을 회복했습니다. 원유 시장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주유소에 가보면 기름값은 상당히 비싸졌습니다.
저는 모하비 4.6 고급유 주유를 하면서 자동차를 운용하고 있지만, 솔직히 가격이 부담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경유 가격에 비하면 훨씬 비싸죠. 일반 무연휘발유가 경유보다 약 200원, 고급유는 그것보다 다시 더 200원 정도가 비쌉니다. 이렇게 유가가 불안할 때마다 상대적으로 싼 경유가격을 활용하려는 소비자들은 늘어날 것이고, 단기간으로라도 디젤 차량을 운용하려는 수요는 계속적으로 있을 수밖에 없겠죠. 설령 신차 출시는 제한적일 수 있어도 렌트카, 장기렌트 같은 옵션으로 운용하는 경우는 상당히 늘어날 것입니다.
유류비가 불안할 때마다 경유를 사용하려는 수요가 여전히 버티고 있기 때문에 영원할 수는 없어도 상당 기간동안 승용 디젤은 시장에서 버틸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유종 및 파워트레인에 대한 얘기를 더 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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