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용이었을까요.
날씨도 슬슬 서늘해지고 아침 저녁으로 찬바람이 좀 부는 것 같아서 묵혀 놓고 운행하지 않은 쏘렌토를 끌고 조금 돌기로 해서 길을 나섰습니다. 처음에 시작은 좋았습니다.
오랜만에 몰아보니, 아 쏘렌토가 훨씬 핸들이 묵직하고, 지금 몰고 있는 모하비가 굉장히 스티어링이 가벼운 것 같다. 가솔린이 부드럽게 앞으로 나간다면 디젤은 확실히 초반 가속력이 좋고 더 시원하게 나간다.....등등 뭔가 비교해서 글을 써보려는 생각들이 머릿속을 지나갑니다. 그래서 차가 주는 경고를 가볍게 생각했습니다. 여전히 DPF 배압 에러 경고등은 떠 있었거든요.
그런데 DPF가 문제가 아닌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날씨가 덥지 않기 때문에 에어컨을 켜지도 않았습니다.
호기롭게 올림픽대로를 오르는 순간 가속력이 급감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등에 식은 땀이 흐르는, 제게 모하비를 중고차로 급하게 살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던 그 느낌이 다시 엄습하더군요. 고속화도로에서 차가 설 수도 있다는 생각에 급하게 다시 올림픽대로에서 내려왔습니다. 시내도로로 빠져서 최대한 집 가까이 가려고 했는데, 결국 그 순간이 오더군요.
이 차는 드디어 도로 한가운데서 멈춰섰습니다. 약간 경사가 있는 오르막에서도 가속이 전혀 되지 않더니, 액셀을 자주 밟으면 뭔가 타는 냄새가 올라오더군요. 뭔가 오일이 타들어 가는 냄새에 이건 아니다싶어 비상등을 켜고 보험 견인 서비스를 호출했습니다.
완전히 정신을 놓은 것은 아니지만, 상당히 긴장이 되더군요. 저 때문에 교통이 꼬일 수도 있는 일이고, 2차 사고가 날 수도 있습니다. 10분 정도 기다리니 보험견인서비스가 도착하고 현장을 벗어나게 되었습니다.
한 가지 팁:
알고 계시겠지만,, 파트사륜이든 상시사륜이든, 사륜 차량은 견인하면서 차량 구동 계통에 문제가 생기거나 무리를 주지 않으려면 두 바퀴만 들고 끌고 가면 안됩니다. 반드시 '업어가야 한다' 라고 보험사에 언급해주어야 합니다. 보험사마다 차종을 보고 알아서 배차를 하는 곳도 있지만 얘기하지 않으면 왔다가 견인차가 돌아가고 사륜 전용 견인차량을 별도로 불러야 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견인서비스 기사님도 차를 올리기 위해 조작을 해보시더니 가속이 전혀 안되는 것을 확인하고 단순히 카센터에서 끝날 일이 아닌 것 같다고 하시더군요. 고압펌프 계통 문제일 수도 있지 않겠냐는 의견을 말씀해주셨습니다.
지금까지 상황으로 미루어보면 이 차의 문제는 단순히 DPF문제가 아닐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유난히 지난 해 DPF 장착 이후 액운을 많이 겪었던 차라 단순히 저감장치 때문에 출력 저하가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고, DPF가 문제인지 연료계통 쪽에 다른 문제가 있거나 엔진 자체에 이상이 있는지 더 복잡한 상황이 되어 버렸습니다.
아직 문제의 원인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한 가지는 확실합니다.
오늘의 교훈:
뭔가 이상이 있는 것을 가지고 도박을 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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