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충전은 자유인가...?' 라는 글을 통해 전기차에 대한 제 생각을 정리한 적이 있습니다.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하고 전기차 구매에 대한 생각을 접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제가 살고 있는 아파트 단지 지하주차장에 전기차 충전소가 일부 설치되었다는 안내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예상했던 문제 이외에도 더 숨어 있는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금새 알 수 있었죠.
한 자리 수 주차면이 전기차 충전용으로 할당되었는데, 급속 충전이 되는지, 완속 충전시 얼마나 시간이 걸리고 충전이 완료되고 나서 차를 빼주는 문제등 익히 잘 알려진 문제들이 예상됩니다. 이미 그런 얘기들이 주민 게시판에서 이야기가 되고 있구요.
아주 당연한 것인데 제가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도 있습니다. 전기차 충전용 주차 공간을 할당하는 것에 대해서 '왜 우리 동 앞에 그게 있어야 하느냐?' 라는 항변이었습니다. 전기차 충전 공간이 설정된 곳 가까운 동의 주민들에게 일반차량 주차 공간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가까운 곳에 주차를 하기가 어려워진다는 얘기죠. 그런데 이건 그 가까운 곳에 입주한 전기차 소유주에게는 그렇게 나쁘지 않은 일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또 하나 예상하지 못한 반응은, 왜 그렇게 구석진 곳에 전기차 충전 공간을 할당했느냐는 것이었는데요, 전기차 충전을 하기 위해 이 곳까지 왔다가 다시 차를 빼야하는 시나리오를 예상했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아니면, 이 곳이 약간 막다른 곳이다 보니 충전 후 회차를 할 때 차량이 몰리면 혼잡해질 가능성을 염두한 의견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요컨대 한 단지의 지하주차장에 전기차 충전 공간을 설치하는 것도 지하 주차장 내부에서의 '입지'가 아주 중요한 요소가 되는 것이죠. 주차장의 위치에 따라서 각 동별 주민들의 이해관계가 굉장히 첨예하게 대립하게 됩니다. 나중에 민원이 실제로 들어가기 시작하면 이 문제는 분명히 주민간에 분쟁의 소지도 있어보입니다. 그리고 이런 뻔히 보이는 분쟁의 소지가 있는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것은 기대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전기차 충전 가능 주차구역의 수요는 전기차의 수요와 함께 계속 늘어날 것입니다. 그리고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전환되는 이 과정의 진도가 더 나갈수록 앞으로 '공간' 이 계속 문제가 될 것입니다.
지난 글의 댓글에서 나왔던 이야기지만, 가장 확실한 것은 단독주택에 살면서 자기 차량 공간에서 충전을 하는 것이 제일 마음이 편하겠죠. 차를 옮길일도 없고, 충전 속도를 크게 걱정할 일도 없을 것입니다. 이왕 이렇게 된거 차량도 시내용 전기차 한 대, 장거리 여행용 최신식 디젤이나 하이브리드 한 대, 고속주행 및 펀카로 스포츠카 한 대 정도 굴리면 아주 적당할 것 같습니다. 이런 삶을 살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열심히 생각중입니다.
아직 위의 주차장은 본격적인 사용을 시작하지는 않았습니다. 조만간 저 입간판 경고문이 치워지면 본격적으로 전기차 충전이 시작될 텐데, 큰 문제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 근처의 전기차 충전소는 어떤 모습인가요?
지금 이지 전기차를 운용하고 계시는 분들은 어디서 어떻게 충전하시나요?
궁금합니다. 독자분들중 충전 현황을 공유해주시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새 차 고르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금 가솔린 고배기량 자동차를 타야하는 5가지 이유 (9) | 2021.07.23 |
---|---|
자동차는 부채이다 - 오래된 차의 장점, 중고차를 사려는 이유 (feat. 쏘렌토 A엔진, 포터 II) (6) | 2021.06.13 |
충전은 자유인가: 지도상에 충전소가 있다고 진짜 전기차 충전이 가능할까? (6) | 2021.06.06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