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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차 고르기

충전은 자유인가: 지도상에 충전소가 있다고 진짜 전기차 충전이 가능할까?

by 불곰맨발 2021. 6.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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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출시가 날로 본격화되고 있고, 전기차 보조금과 충전 인프라를 둘러싼 이슈가 생길만큼 이제 전기차에 대한 관심은 많아졌습니다.

 

새 차를 알아보는 입장에서 당연히 저도 전기차에 대한 생각을 해볼 수밖에 없습니다.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있는 테슬라를 보면 특히나 저도 궁금해집니다. 테슬라가 상반기 전기차 보조금을 상당 부분 가져갔다는 얘기가 들리면서, 이제 조만간 전기차에 대한 지원도 끊기는 분위기가 될 수도 있으니 이 참에 전기차를 사는 것이 어떠한지 한 번 쯤 검토해봐야 하는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테슬라

특히나 디젤을 몰던 제가 전기차라는 친환경차를 타게 된다면 그야말로 정부 정책의 성공이 되겠죠. 노후경유차 하나를 줄이고 친환경차를 늘리면서 배출가스를 줄인 격이니 이야말로 바람직한 일이 아니겠습니까.

 

그러나 자동차 구매를 앞두고 기본을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자동차라는 것은 결국 제가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곳으로 이동할 수 있는 기본에 문제가 없어야하죠. 전기차 충전인프라가 얼마나 부족한지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괜히 현대차그룹에서 E-pit 같은 충전 인프라 확충에 돈을 쓰는 것이 아닐 겁니다. 당장 제가 사는 아파트가 3년미만의 신축 단지인데도 전기차 충전소가 단 1기도 없습니다.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전기차 충전소는 대부분 공공기관에 있습니다. 주민센터나 구청 별관 같은 곳에 있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주택가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충전소가 없다면 자동차의 기본에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공공기관 운용차량의 충전을 위한 전기차 충전 시설

특히나 신축 아파트가 드문 요즘같은 세상에 충전 인프라의 확충은 반드시 지어진지 시간이 지난, 기존 아파트 단지에 전기차 충전소가 어느 정도 보급되어야만 가능한 일입니다. 그래서 실제 상황을 확인해보기 위해, 저는 업무차 회의가 있어서 방문했던 수원 지역에서 주변의 전기차 충전소가 있는 것으로 지도상에 표시되는 곳을 무작위로 확인해보기로 했습니다. 

 

회의 장소가 망포역 인근이라 수원시 어린이교통공원 근처에서 찾아보기로 했는데, 지도를 먼저 확인해보죠.

A, G, O, L 지점에 있는 것으로 표시된 충전인프라를 확인해보려고 했습니다.

망포역 주변의 A, G, O, L 지점의 전기차 충전소를 찾아보려고 해당 아파트 단지들을 방문해 보았습니다. 예를 들러 벽적골 8단지 두산한신우성아파트 802동 앞에 어떤 충전 시설이 얼마나 있는지 알아보고 싶었죠.

 

결과는 간단합니다: 확인한 네 지점에서 단 한 군데도 충전 시설을 찾지 못했습니다. 

 

혹시나 지하주차장에 있나 싶어서 일부러 지하까지 내려가서 확인도 해봤는데, 저는 못 찾았습니다. 혹시 이 주변 잘 아시는 분들중에 지도 상에 표시된 충전소 위치를 알고 이용해 보신 적이 있는 분은 제가 틀렸으면 틀렸다고 말씀좀 해주세요. 그런데 정말 단 한 군데서도 쉽게 충전 시설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지도상에서 검색되는 충전소의 숫자는 허수가 많습니다. 있다고 표시되어 있다고 해서 반드시 있는게 아닙니다. 

 

물론 제가 지도상에 표시된 모든 지점을 다 확인해본 것은 아닙니다. 제가 못찾은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좀 실망스러운 것은 사실입니다.  도로에서 요새 흔히 테슬라 모델3를 볼 수 있는데, 이 차주 분들은 어떻게 충전하시는지 궁금합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제가 주차했던 지식산업센터 주차장에서도 혹시 어디 구석진 자리에 충전소가 있는지 찾아봤지만, 결국 못찾았습니다. 전기차는 그래도 상당히 보급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인데, 그러면 주유소처럼 외부 민간 충전소에서 충전하신다는 걸로 이해가 됩니다. 결론적으로 저는 전기차를 제 선택지에서 당분간 지우기로 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현대차 영업소에서 전시한 아이오닉5를 구경했습니다. 

아이오닉5

차 예쁩니다. 제 차가 보여주는 극악의 도심연비를 생각하면, 전기차를 고려하게 됩니다. 

 

그런데 저 차를 구입하고 충전 문제때문에 가야하는 곳을 마음대로 제 때에 갈 수 없다면, 집에 들어와서도 충전때문에 전전긍긍해야하고, 행여 아파트에 전기차 충전소가 생기더라도 차를 빼줘야하는 문제로 마음을 써야한다면 아무리 전기차가 친환경차라 좋아도 무리입니다. 집에서도 직장에서도 충전이 어렵다면, 적어도 전기차 충전소가 LPG 충전소 숫자만큼은 갖춰져야 하지 않을까요?

 

전기차 주행거리때문에 얘기가 많지만, 제 생각은 다릅니다. 주행거리는 배터리 기술과 관련된 문제라 결국 단 시간에 해결은 어렵습니다. 서울-부산 편도 400 킬로미터 충전 없이 한 번에 가는 걸 시도하는 영상을 생산해주시는 여러 유튜버분들이 있으셔서 저도 그 영상들을 눈여겨 보지만, 내연기관 자동차로도 부산갈 때 한 번은 쉬어가면서 주유합니다. 그렇다면 핵심에 더 가까운 것은 배터리 기술보다는 충전 인프라 자체, 즉 충전소의 숫자와 충전 속도입니다. 충전소 숫자가 충분하고 충전이 오래걸리지 않으면, 전기차가 보급될수록 주행거리 적당히 짧아도 사람들은 전기차 타고 다니지 않을까요.

 

보통 일반 내연기관 자동차, 주유하는데 걸리는 시간 길어봐야 10분입니다. 10분 이상 걸리는 충전을 해야한다면, 분명히 그건 불편합니다. 자동차의 기본을 무너뜨리는 그런 충전을 자유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제가 차를 알아보는 입장에서는, 더 전기차가 보급되고 가솔린에 대한 규제까지 들어오기 전에 빨리 가솔린 대배기량 차를 몰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게 결론입니다. 

 

 

물론 앞으로 전기차 기술은 계속 발전하겠죠. 제 블로그에서도 전기차 관련된 기술들을 세심히 공부해보려는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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