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경자년의 겨울은 엄청나게 추웠죠. 해당일인 12월 30일, 출근할 때도 차량 컨디션이 좋지 않았습니다. 뭔가 간당간당하게 겨우 시동이 걸리는 느낌이 왔죠. 연말이지만, 복잡한 일이 많고 바쁜 날이었습니다.
늘 그렇듯이 사고가 나는 것은 가장 안 좋은 시점에 터지기 마련입니다. 퇴근을 하려는데, 시동이 안 걸리더군요. 가을에 이어 긴급출동도 다시 불러보았지만, 배터리 회생에 실패했습니다. 사실 이 부분은 애초에 기대도 하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날씨가 추워도, 2달 전에 교환한 배터리가 다시 죽었다는 건 말이 안 되는 일이죠. 아무리 브레이크를 밟고 시동을 다시 걸어보아도 시동은 걸리지 않았고, 긴급출동으로 오셨던 직원분께서도 포기하셨습니다.
초조해졌습니다. 시동을 무리하게 걸은 것이 아닌가 후회도 되었습니다. 시동이 안 걸리는데 배터리가 죽었을리가 없다면, 분명히 연료라인의 문제거나 엔진의 문제일거라는 생각이 들었고, 배터리 문제라고 생각하고 무리하게 시동을 건 것이 엔진에 더 무리를 주었을 수도 있으니까요.
장거리 통근길에 대중 교통 사정도 좋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택시로라도 퇴근을 해야했습니다.
그리고 결국 다음 날 아침 주차장에서 견인을 해서 정비 입고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 예상이 맞았습니다.
진단 결과 인젝터 문제였습니다. 인젝터가 고착되어 연료 분사량 자체가 안 나온 것이죠.
예전에는 인젝터 분사량 테스트를 따로 받고, 동와셔 관리를 할 정도로 관리에 신경을 썼었죠. 그런데 한 동안 차에 신경을 많이 쓰지 못했습니다. 이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이 뜸해질때부터 시작해서 3년이라는 짧지 않은 기간동안, 자동차 검사와 엔진오일 관리 정도를 제외하면 특별한 관리를 하지 않았습니다. 이제 그 댓가를 치르는 날이 결국 온 것이죠.
인젝터 4개를 전부 교체해야하고, 심지어 그 녀석들이 잘 빠지지도 않을 것 같다는 엔지니어의 세부 설명을 들었습니다. 인젝터를 빼다가 안에서 부러지는 경우도 많다고 하네요. (사실 이 설명은 예전에도 경고성으로 미리 들었던 적이 있었던터라, 익숙했습니다.) 그리고 인젝터의 가격은 매우 비쌉니다.
이 정비가 하루에 끝날리가 없죠. 입고 다음 날이 1월 1일이니 2일까지는 쉴 것이고, 엔진 열고하는 수리 부품수배해서 정비 끝내는데 적어도 이틀은 걸릴 것 같았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3일 얘기하시더군요. (하아 ㅡㅡ;;;)
다들 궁금해하실 인젝터 수리 비용은,
고착된 거 뺴는데만 40만원 정도, 인젝터 개당 세금 포함 17만원 정도죠. 토탈 1,210,550 원이 나왔네요. (*정비는 기아 오토큐에서 진행했습니다.) 아마 인젝터를 정품으로 썼다면 더 비쌌겠죠. 오토큐 아닌 다른 곳에서 하면 혹시 좀 저렴했을 수는 있겠는데, 제가 있는 곳에서 가장 가까운 곳이 여기다보니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었습니다.
마음이 멀어진 댓가를 지불하고, 차를 출고했습니다.
한 번쯤 생각해보셔야 할 것이 있습니다. 만약에 이 차가 오래된 쏘렌토가 아니라, 수입 디젤차면 어땠을까요? 백만원 정도로 막을 수 있었을 것 같지 않습니다.
저는 다행히 이 차를 상속받아 타고 있기 때문에, 제가 타는만큼 유류비와 수리비를 지불한다는 생각으로 타고 있습니다. 그래서 수리비가 나와도 기꺼이 지불할 수 있는 것이구요. 디젤 차를 운용하시는 분들의 마음이 차에서 조금 멀어져 방심했을 때, 잘못하면 이런 일이 벌어집니다. 보통 디젤차 추천하시지 않는 분들이 하시는 말씀이 있죠. 연비와 유류비 아낀 돈, 정비비로 다 나간다구요.
그나저나 출고를 하긴 했는데, 괜찮은지 모르겠습니다. 일단 봄이 된 지금까지는 타고 있지만.
그리고 이게 과연 제가 정비를 소홀히 했기 때문만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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