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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차 고르기

큰 차, 더 큰 차, 대형 SUV의 명암

by 불곰맨발 2023. 6.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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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처음 운전을 할 때, 처음보고 기가 질린 차량이 있습니다. 쉐보레 실버라도 풀사이즈 픽업트럭이었죠. 길이가 족히 6 m는 되어 보이는 1, 2열 전체 길이를 합친 것만큼의 화물칸이 있는 픽업 트럭의 웅장한 모습에 기가 질려 말이 안 나왔습니다. 그걸 몰고 I-93에서 시구간 진입에 밀리는 구간에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차량을 구경하고 있으니, 기름값이 얼마나 들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었습니다. 

Hummer!


한 번 큰차를 몰아본 사람은 큰 차를 찾게 마련입니다. 그 중에도 대형 SUV에는 기름값이나 기능, 용도 같은 실용성과 함께 한편으로 크기에서 오는 디자인의 미학에 취하게 되는 묘한 매력이 있습니다. 여느 자극이 그렇듯 큰 차에 대한 욕망도 점점 커지는 경우가 있기 마련입니다. 예전에 모하비 정도면 엄청나게 큰 차였지만, 에스컬레이드나 쉐비 타호 같은 같은 대형 SUV들을 심심치 않게 보게 되면서 대형차에 대한 소비자의 입맛도 새로 자리잡고 있다고 봅니다. 

에스컬레이드 후면부

소비량이 많지 않은 것에 비해서는 생각보다 대형 SUV는 많은 차종이 있습니다. 정식 수입되는지 하나씩 확인해보지는 않았지만, 타호, 에스컬레이드, 링컨 네비게이터, 그리고 픽업트럭에는 콜로라도도 있죠. (실버라도보다 하나 작은 등급일겁니다.) 같은 크기라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렉스턴의 픽업 모델이 이미 출시되어 있고, 모하비의 픽업 얘기도 심심치 않게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출시할지는 모르지만.

대현 SUV (혹은 화물차)는 세그먼트 자체가 장점이요 단점입니다. 대형차의 명암은 그 크기에 있습니다. 

모하비 안에서 본 타호 혹은 에스컬레이드

모하비도 작은 차가 아닌데, 보닛의 높이가 더 높죠. 적어도 15 cm 이상 높고, 전면부 오버행이 크기 때문에 멋스럽고 웅장하지만, 동시에 시야가 제한되어 차를 컨트롤하기 어렵습니다. 실버라도의 전장이 5.88 m, 국내에는 출시되지 않은 에스컬레이드의 롱바디 모델이 역시 비슷한 5.7 m 정도의 전장을 자랑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정도 되면 국내에서 주차하기는 어렵습니다. S500 정도만 되어도 주차공간을 앞뒤로 꽉채우는 우리나라 주차장의 사이즈로는 어림도 없죠.

랜드로바 디펜더

허머 같은 차를 보다가 디펜더를 보면, 은근히 귀엽다는 생각도 듭니다. 사실 포인트는 여기에 있습니다. 

모하비가 모델의 풀체인지가 없이 페이스리프트만으로 디자인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으면서 여전히 비교적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는 이유는 대형 SUV이면서 팔릴만한 사이즈로 한계를 명확히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사실 모하비가 증명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팰리세이드가 이를 증명하고 있죠. 대형 SUV로 국내에서 잘 통하는 건 이 정도까지다라고. GV80도 모하비나 팰리세이드와 비교해서 전장이나 전폭이 크게 차이가 나는 것은 아닙니다. 

이 각도에서 보면 직선이 아름답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대형 SUV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도 매니아층을 중심으로 계속 발전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한국에서 모하비를 뛰어 넘는 크기의 대형 SUV를 만날 수 있을까요? 안타깝게도 텔러라이드가 한국에 출시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혹시 아예 다른 브랜드에서 다른 차종을 출시할까요? 

Hummer 뒷태

아참, 가솔린이냐 디젤이냐 전기차냐도 흥미로운 지점입니다. 전통적으로 디젤이 강했던 SUV 시장은 환경 규제와 맞물려 가솔린을 선호하는 추세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대형 SUV 이상의 세그먼트는 가솔린도 배출가스량이 상당할 것이고, 유류비를 무시하지 못합니다. 그렇다고 대형 SUV의 주요 소비자층이 EV9 같은 전기차를 대형 SUV로 인식할지는 또 두고 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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