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포트폴리오 관리는 필수적인 개념이 되었습니다. 간단하게 자동차 운용에 있어서 필요한 연료의 종류에 따라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연료옵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자동차 구동계가 발전하면서 전기를 사용하는 EV와 화석연료은 석유를 정데하여 사용하는 내연기관 자동차를 선택할 수 있고, 세부적으로 EV, PH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MHEV(마일드 하이브리드), 경유차, 휘발유차, LPG 가스 차량등의 다양한 옵션이 있습니다. 전기가 에너지원으로 차량에 사용되는 것이 일반화되기 전에도 일부 차량에서 가솔린+LPG 바이퓨얼 같은 옵션이 있긴 했지만, 흔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지금은 바이퓨얼이나 하이브리드 형태가 아니더라도 전기차냐 내연기관차냐에 대한 구분만으로도 여러가지 선택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적절한 차량을 선택할 때, 연료의 종류는 이제 아주 중요한 일이 되었습니다. 지난 여름 국제 원유 가격이 치솟아 오르면서 오히려 휘발유보다 경유가 비싸지는 초유의 사태를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이제 단순히 가격이 싸고 연비가 좋다는 이유만으로 어느 한 종류의 연료만을 고집하여 쓰는 것이 무모해보일 정도로 에너지 가격의 변동성은 심각합니다.
초기에 유럽에서 전쟁이 번지며 가격이 오를 때는 모든 제품군의 가격이 올랐었습니다. 가격의 상대적인 차이는 어느 정도 유지하면서 가격이 뛰는 상황이었죠. 개인적으로 모하비 가솔린 모델을 운용하면서 저도 이 때는 비명을 질렀습니다. 리터당 2200원 이상이라는 어마어마한 가격을 지불해야 했습니다.
이 때에 저도 심지어 사업용 차량 운용 횟수까지 줄이면서 버텨야 했습니다. 제가 모하비 가솔린을 선택하면서 '지금 고배기량 자동차를 탈 때' 라고 기록했던 이전 블로그 글들도 상당한 비웃음을 샀습니다. 그리고 그건 아주 당연한 일이기도 했습니다. 저는 당시 고유가로 상당한 비용 지출을 해야했고, 드라이브 같은 것은 꿈도 꾸기 어려워졌었습니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주로 나가는 지역에 단기임대로 임시 거처를 마련해서 월세를 지출하는 것이 오히려 돈이 덜들 정도였습니다. (그 여파는 아직도 있습니다만) 상대적으로 가격 앙등 초기에는 경유차가 아무래도 연료비가 싸다는 것이 주목을 받기도 하고, 무엇보다 전기차를 타시는 분들의 선택이 눈에 띄었습니다.
하지만, 이내 좀 이상한 현상이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여름쯤해서 경유-휘발유 가격의 역전 현상이 벌어졌죠. 오히려 연비와 싼 경유가의 이점이 사라졌습니다. 작년의 요소수 사태와는 또다른 경유의 위기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심지어 고급유가 더 싸지면서 디젤의 가격 우위가 완전히 무너진적도 있었습니다. 다행히 지금은 국제유가가 다시 하향세에 있지만, 러시아의 결정에 따라서 유가에 어떤 변동이 올지는 알 수 없습니다. 이런 걸 예측하는 것은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자동차를 운용하는 입장에서는 결국 용도에 맞게 서로 다른 종류의 차량을 혼용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것 같습니다. 도심에서 주행할 때만 전기차나 PHEV를 쓰고, 전기차 충전이 문제가 될 수 있는 지역으로 지방 이동을 한다면 가솔린 차량을 쓰는 방식으로 말이죠. 연료가 차량 선택의 모든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적재량이 필요한 경우나, 반드시 법인차로 고급형 세단을 쓴다면 어차피 선택에 대한 다른 기준이 생기는 것이니 그런 것들은 반영하면 됩니다. 물론, 차량 한 대 겨우 힘겹게 운용하는 경우라면 이런 선택사양을 돌볼 여유는 없겠지만, 자동차가 결국은 비용 구조를 만드는 물건이라는 걸 감안하면 조심스럽게 여러차량을 운용할 수도 있어보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연료 가격이 어떻든, 충전 인프라가 부족하든, 요소수 문제가 있든 '차가 가야할 곳에는 차가 가야한다'는 점 입니다. 차로 이동했다가 연료 문제 때문에 발이 묶이는 것이 가장 최악이죠. 움직임을 제한하고, 원래의 이동 계획을 망치니까. 연료 옵션을 다양하게 쓸 수 있다는 것은 차량을 제 때 쓸 수 있도록 미리 잘 수리해두는 것과 같은 개념입니다. 연료선택권을 가지는 것은 그만큼 중요합니다.
가솔린 차량을 쓰고 있는 것을 후회하느냐고 묻는 분들이 있습니다. 댓글을 통해 이전 가솔린 차를 타는 내용을 다룬 글에 지금은 기름값 폭등으로 문제가 생기는 것 아니냐라는 항의 비슷한 것을 하신 분들도 있으니까요. 제 답은 전기차만큼은 아니지만, 디젤보다는 훨씬 좋다라고 대답하고 싶습니다. 단, 다음 차량은 분명히 전기 연료 옵션이 있는 차량으로 고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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