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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래동] 문래창작촌, 영등포역과 신도림역 사이 (feat. 갤러리, 그리고 남성아파트)

by 불곰맨발 2022. 8.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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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구는 아직도 안양천을 따라 공업, 준공업지역 지목이 많은 곳입니다. 어찌보면 성동구와 조금 닮았다고 볼 수도 있는데, (성동구 얘기는 다른 글로 돌아와서 하겠습니다.) 그 중에서도 문래동의 철강단지는 예전부터 유명했습니다. 철강단지에서 빈 공장 건물들이 홍대에서 밀려난 미술인들의 작업실로 임대되기 시작한 것이 2000년대 후반 부터입니다. 그 때 임대료가 상당히 싼 곳도 있었습니다. 꽤 넓은 공간을 월세 40만원에 빌려서 여러 사람이 함께 쓰는 방식으로 작업실을 사용하면 월세 부담을 상당히 줄일 수 있었죠. 저도 지인의 작업실에 초대되어서 간 적이 있습니다. 수도 같은 인프라가 좋지는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빈 공장이다보니 주변 환경은 좀 거친 편인데 의외로 그런 황량미가 눈에 띄던 곳이죠.

이제는 그 공간이 다시 활용되고 있습니다. 지역 위치는 아래 지도를 보시죠.

문래창작촌

지도상 문래창작촌이라고 표시되어 있는 곳은 일종의 지식산업센터 같은 건물들이 들어와 있습니다. 이 곳과 맞은 편의 문래동 우체국 주변에 맛집들과 갤러리들이 들어와 힙한 곳이 되고 있습니다. 일요일 저녁 시간에 가도 MZ세대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요런 분위기입니다. 

문래 우체국 뒷골목

이 곳이 상수동이나 연희동처럼 전부 맛집만으로 들어찬 것은 아닙니다. 지금까지도 영업을 하고 있는 철강업체들이 있습니다. 이 업체들은 여전히 건재하게 생산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옆으로 파스타, 버거, 족발 같은 다양한 식당들과 카페, 갤러리가 들어와 있죠.

확실히 이 곳을 특별하게 하는 것은 갤러리입니다. 아무래도 한참 전 부터 예술가들이 모여들기 시작했으니 작업실 공간이 갤러리가 되어 전용되는 것은 자연스러워 보입니다. 얼마 전 7월에는 문래아트페어가 있었습니다. 이런 분위기였어요.

문래아트페어 MOAF2022

저 갤러리 문래 골목 숲길은 문래동 우체국 바로 옆 버스 정류장과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문래동 우체국 앞으로 횡단보도도 있고, 반대편 도로의 버스정류장도 그 횡단보도에서 가까워서 남쪽, 북쪽의 문래동 구획으로 접근성이 아주 좋은 곳입니다. 

MOAF 2022 마지막날

갤러리들에 작품이 전시되어 있고, 낮은 갤러리 건물 사이에는 전선이 복잡하게 엉켜있는데, 그 사이로 해지는 저녁 하늘이 보이고, 사람들은 작품을 구경하며 여름밤을 즐길 준비를 합니다. 아는 작가의 작품을 찾거나 동료 예술가를 응원하고, 갤러리를 배경으로 데이트를 하기도 합니다. 

디펍버거

저는 이 날 버거가 땡겨 한 곳을 찾아 들어갔습니다. 미니버거세트와 플래터를 주문했어요.

미니치즈버거세트
플래터 B

다 좋았는데, 특별히 더 왕 양파링이 좋았습니다. 이 곳은 안주로 버거와 치킨등을 즐길 수 있는 컨셉이라 사실 맥주가빠지면 안 됩니다. 안타깝게도 저는 운전을 해야했기 때문에 맥주는 주문하지 못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카페도 찾아들어가 봅니다. 본 아프레 미디라는 곳이 눈에 띄네요.

본아프레미디 입구

카페로 들어서니 향이 좋습니다. 테이블마다 향이 나는 주머니를 꽃 옆에 주신 것 같아요. 특이하게도 의류를 함께 판매하고 있습니다. 테이블이 깔끔하고 홀 안에 화장실이 구비되어 있어서 좋았습니다. 

 

본아프레미디 카페 안에서 본 문래동 갤러리 골목의 풍경

안에서는 골목길을 즐길 수 있도록 골목길이 넓게 보이는 창과 간이 테이블을 두었습니다. 밖에 서 있는 흰 색 G바겐이 있어서 마냥 오밀조밀하지 않고 뭔가 힙한 느낌이 더 드는 곳이에요.

문래동 골목길에는 제가 오늘 이 글에서 언급한 가게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이런 좁은 골목길을 따라 수많은 갤러리와 카페, 오토바이 수리샵, 수제 화장품 가게, 고깃집, 와인샵, 선술집이 모여 있습니다. 언젠가 비도 안 오고, 좀 더 나들이가 자유로워지면 꼭 한 번 분위기를 즐기러 찾아보시길 권합니다. 

이 곳이 무작정 힙한 곳만은 아닙니다. 영등포구가 역점적으로 추진해온 정비구역이기도 합니다. 제가 맨 위의 지도 상에 그려둔 사각형의 왼 쪽 (그러니까 서쪽)은 문래동4가 도시환경정비구역, 문래동 우체국이 있는 파란색 사각형 부분과 창작촌 일부는 문래동2가 도시환경정비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사실 부동산으로서의 가치 상승은 이미 이루어진 곳으로 보입니다. 다만, 제가 글에서 다룬 갤러리와 카페가 있는 부분들이 아파트 재개발로 이어질 것 같지는 않습니다. 아직 성업중인 철강업체들이 있고, 소상공인들이 이미 자리를 잡고 영업중인만큼 구획의 특색을 살리는 방향으로 정비가 될 것 같습니다. 물론, 이런 재개발들이 다 그렇지만 계획대로 될지는 미지수 입니다. 정확한 정비구역의 구획과 명칭은 영등포구 고시문에서 따온 아래 그림을 참조하시면 됩니다. (해당자료의 최종수정일은 2021년 9월 17일입니다. 여전히 변경될 수 있습니다.) 

문래동 도시정비형 재개발구역들

잘 보면 경인로 맞은 편까지 정비구역이 별도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그림에서 35대로 되어 있는 곳은 재건축 사업승인이 난 남성아파트입니다. 1983년에 준공된 건물이니 40년이 된 아파트입니다. 재건축과 도시정비사업이 동시에 진행되면 흥미롭겠네요. 결과물이 어떻게 나올지 궁금해집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젠트리피케이션이 당연히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 곳이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주차를 하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제 차인 모하비처럼 큰 차들은 들어가기 어려운 골목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일부 식당과 카페들은 공동 화장실을 사용하기도 하기 때문에 일부 불편이 있을 수 있습니다. 나중에 정비가 되면 주차와 화장실은 잘 구비된 형태가 되면 좋겠습니다만, 그러면 특유의 힙함이 또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골목길은 골목으로 남아 있을 때 힙한 법입니다. (이 내용은 성수동을 다루는 글을 나중에 쓸 때도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 같습니다.)

주변 지하철은 1호선인 신도림역과 영등포역을 이용할 수는 있는데 상당히 걸어가야 합니다. 푸른 사각형 블럭 위쪽으로 빠져 올라가면 2호선 문래역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영등포의 여러 마을버스들과 5620번 버스가 문래동 우체국 앞을 지나갑니다. 교통은 아주 훌륭한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 쪽으로 제가 운영하고 있는 지하창고를 옮기는 것을 생각해본 적도 있는데, 현실이 될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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