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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하버드, MIT 대학은 보스턴에 없다.

불곰맨발 2021. 10. 15.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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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업무상 옆 동네처럼 분기마다 한 번씩 가던 도시가 보스턴 (Boston, MA)입니다. 동부에서 잘 알려진, 매사추세츠 주 (MA)의 유서 깊은 미국 도시죠.

사실 제가 방문하는 업체는 보스턴에 없습니다. 물론 당연히 보스턴 로건 국제공항 (BOS)를 이용하기 때문에 보스턴을 경유하긴 하지만 행정구역상 보스턴이 아니라 케임브리지 (Cambridge, MA)에 있습니다. 지도를 보면,

보스턴/케임브리지 지역

보스턴 지역은 마치 서울을 좌우로 반전시켜서 보는 것 같은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강을 경계로 강남과 강북이 구분되는 구조인데, 바다가 서쪽이 아니라 동쪽에 있습니다. 서울 근처의 김포공항과 인천공항이 서쪽에 있는 것과는 반대로 보스턴 로건 국제공항이 동쪽 바닷가쪽에 있습니다. 물론 서울-인천의 규모가 이 곳보다 훨씬 큽니다.

공항으로 흘러나오는 강이 찰스강이고, 보스턴의 중심가는 바닷가 거의 다와서 찰스강의 남쪽입니다. 북쪽은 다른 도시 행정구역으로 구분됩니다. 지도상에서는 케임브리지를 검색했기 때문에 붉은 색으로 케임브리지 시의 경계가 표시되어 있습니다. 제가 가야하는 출장지는 지도 상에서는 벗어난 케임브리지 시의 서쪽 끝이었습니다. 

영화 '굿 윌 헌팅' 의 배경이 이 곳이죠. 영화에 나오는 하버드와 MIT 대학은 보스턴이 아니라, 케임브리지에 있습니다. 아,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MBA 과정)은 보스턴에 있긴 합니다.

찰스강 하구 (강일까 바다일까)

찰스강 하구를 오가는 유람선을 타보면 이런 흔한 광경이 펼쳐집니다. 언제 다시 해외 여행을 갈 수 있을까요. 분기마다 한 번 가던 곳을 못간지 벌써 2년이 되었습니다.

푸르덴셜 타워가 보이는 찰스강

이 도시는 서울보다는 위도가 훨씬 높은 편이기 때문에 겨울에는 춥습니다. 대개 보스턴에서 여름만 보내본 사람들이 날씨를 잘못 파악해서 호된 뉴잉글랜드의 겨울을 처음 겪어보면 도시에 대한 생각이 바뀝니다. 여름이 가장 날씨가 좋고 화창합니다.(괜히 6월초에 졸업식을 하는게 아닙니다.) 겨울에 와서 MIT 앞에서 겨울비를 맞아본 적이 있는데, 차가운 빗방울이 얼음이 되다가 만 상태로 얼굴을 찌릅니다. 보스턴은 바람도 상당히 부는 곳입니다. 

MIT 스타타 센터 (Stata Center)

아쉽게도 MIT 졸업식이 있는 킬리언 코트의 사진은 지금 없네요. 뭔가 오즈의 마법사에 나올 것 같은 저 건물이 MIT의 스타타 센터 건물입니다. 전기전자, 컴퓨터 계열의 공학과가 있는 건물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MIT는 서울로 치면 강변북로에 해당하는 메모리얼 드라이브 (Memorial Drive) 를 바로 낀 강변에 있습니다. 서울 도로 구조에 익숙하신 분들은 금방 적응하실 것 같습니다. 메모리얼 드라이브는 강변북로, 스터로 드라이브는 올림픽대로 라고 생각하면 편합니다. 정말 올림픽대로랑 비슷하게도 스터로 드라이브는 지하도로도 많은 편입니다. 보스턴 레드삭스 보러 오신 분들은 팬웨이 파카를 스터로우 드라이브를 타고 가시게 될 겁니다. 

찰스강의 야경, 아래 도로가 메모리얼 드라이브

호텔 밖으로 보이는 야경이 이렇게 보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찰스강이 보이는 강변의 호텔에 항상 숙소를 잡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여름 성수기에는 아주 붐비기 때문에 보스턴이나 케임브리지 시내의 주요 시설과 가까운 호텔들은 가격이 아주 비싸고 금방 만실이 됩니다. 그러면 저같은 돈 없는 소규모 자영업자는 어떻게 하느냐,

강제 전원 호텔 숙박

...밖으로 나가면 됩니다. (ㅠ.ㅠ)

 

맨 처음 보신 지도 상에 보면 보스턴-케임브리지를 남북으로 가르는 인터스테이트 93번 고속도로가 있습니다. 이 고속도로를 타고 메드퍼드를 지나서 한 없이 북쪽으로 가다보면 좀 더 싼 호텔들이 있습니다.

폭스바겐 제타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사실 미국에 도착하는 날 이것 때문에 아주 죽을 맛입니다. 호텔을 북쪽에 멀리 잡으면 미국에 입국하는 날 아주 힘들죠. 미국 서부는 시차가 얼마 안나지만 동부는 시차가 큽니다. 그래서 인천에서 출발하면 당연히 비행시간도 보통 14시간 정도를 잡아야 합니다. 그리고 이 때는 보스턴 직항이 없을 때라, 보통 뉴욕의 JFK 환승을 합니다. 아무리 짧게 잘 일정을 잡아도 비행시간만 18시간입니다. 18시간 비행이 끝나면 렌트카 센터로 들어가서 닛산 젠트라나, 폭스바겐 제타나, 재수 없으면 기아 프라이드(너무 작아요....;;;)를 타고 다시 고속도로 주행을 해야 하는거죠. 졸음 운전 안하려고 기를 쓰고 호텔까지 운전을 해야합니다. 

가보신 분들은 알텐데, 차량 가운데 보이는 것은...예 맞습니다. 우리나라의 하이패스 같은 보스턴의 이지패스(EZ Pass)입니다. 저거 꼭 저렇게 뽑아놓고 다녀야 합니다. 왜냐하면 이 지역에서 더 이상 톨비의 현금 지불이 불가능하게 제도가 변경되었고, 보스턴 로건 공항에서 나오면서 다리와 터널을 지날 때 무조건 톨비를 내게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나중에 연체료와 수수료가 포함된 별도의 청구서를 렌트카 회사에서 받지 않으려면 저거 잘 확인해야 합니다. 

그렇게 거의 24시간 가까이 시달리고 나면,

새뮤얼 아담스 맥주 종류별로 다 있음


...당연히 호텔에서 한 잔 생각나죠. 매사추세츠 주안에서는 주류 관련 법이 엄격해서 밤11시 넘으면 술 못삽니다. 마트에서 술 안 팝니다. 술만 전문적으로 파는 샵이 따로 있으니 꼭 시간 전에 챙기십시오. 처는 체크인 하는 첫 날 운전이 끝나면, 물은 안 사도 무조건 샘 아담스는 식스팩으로 삽니다. 

우리나라에서 사진 속의 붉은색 보스턴 라거 한 병에 거의 7,000 ~ 9,000원 줘야 세계 맥주 취급점에서 마실 수 있죠. 샘 아담스는 매사추세츠 주에서 생산되는 맥주이기 때문에 세금이 없어서 무지 싸요. 식스팩으로 사면 9.6 달러 12,000원에 여섯병입니다. 저는 보통 두 병 정도 호텔 객실에서 비우면 잠 들었습니다.

평화로운 아침

잠 들고 일어나면 교외에 있는 호숫가의 조용한 풍경을 볼 수 있죠. 물론 출장지에서 출근하려면 다시 고속도로를 타야 하지만.

MIT 안에서 본 푸르덴셜 타워

한 번은 지역에서 알게 된 학생이 있어서 MIT 안에도 들어가본 적이 있어요. 언제쯤 이 곳을 다시 가 볼 수 있을까요. 빨리 전세계적인 전염병 상황이 끝나고 자유롭게 교통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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