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맨하탄에 차를 끌고 들어가면 안 되는 이유 (막혀서가 아님)
맨하탄에는 차를 끌고 들어가지 마세요. (벌써 5년 전이네요. 언제쯤 미국에 갈 수 있으려나. 그래도 답답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적어봅니다.)
뉴욕은 워낙 많은 영화와 드라마에 배경으로 등장하기 때문에, 도로상황과 교통사정이 어느 정도는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맨하탄은 세계적인 대도시라 교통체증이 심하고, 우리나라만큼은 아니어도 메트로가 구비되어 있는 도심이기 때문에 굳이 차를 끌고 다니는 것이 좋은 선택이 아닙니다. 사실, 이 정도는 다녀오신 분들도 많은만큼 아실 거에요. 굳이 다녀오지 않아도 여느 대도시와 마찬가지라고 충분히 유추할 수 있죠.
하지만, 맨하탄에서 운전 자체는 생각보다 괜찮습니다.
출퇴근 러시아워나 크리스마스 같은 교통량 자체가 늘어나는 연휴 기간만 아니면, 뉴욕은 드라이브하기에 그렇게 나쁘지 않습니다. 강도 있고 바다도 있고 볼거리 많고, 물론 안 밀리는 것은 아니지만 서울에 비해서 심각하게 교통체증이 심하냐하면 또 그건 아닙니다. (정확한 통계에 근거한 것은 아닙니다. 그냥 느낌이 그렇다구요.) 참고로 저는 뉴욕에서 일주일간, 월요일 저녁에 강을 건너 입성해서 해당 주의 일요일 오전까지 체류했으며, 당시 폭스바겐 제타 1.4 모델을 몰고 있었습니다. 러시아워는 피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맨하탄에는 차 끌고 들어가지 마세요.
교통 상황보다는 주차가 문젭니다.
맨하탄에 차를 끌고 들어가면 차를 멈추기가 힘듭니다. 주차 공간을 찾기가 어렵고, 주차비가 비싸기 때문이지요. 지금은 달라졌을지 모르겠는데, 주차 스팟을 찾기가 너무 힘들어요. 주차미터가 있는 곳을 찾기 힘들고 있어도 공간이 아주 작게 나는 경우에 주차를 하기에 힘든 공간인 경우가 많습니다. 일요일 오전에는 비는 미터 자리들이 좀 있더군요.
현지인이라면 그래도 어떻게 비벼서 주차를 해볼 수도 있겠죠. 주차하다가 범퍼를 살짝 부딪힌다고 해도 어지간히 운전 경력이 있고 보험가입이 되어 있다면 크게 문제는 없을 거고, 범퍼 정도 그냥 원래 부딪히면서 타는 것....이라고 운전자들끼리 합의하고 넘어갈 수도 있는 문제입니다. 그러나,
국제 면허증을 들고 간 한국인에게 이건 쉬운 문제가 아닙니다. 접촉사고라도 냈다가 복잡해지는 문제는 감당하기 싫죠. 불법주차로 딱지를 끊는 경우도 복잡하긴 매한가지입니다. 뭐 이것도 현지에서 익숙해지면 괜찮아지겠지만, 체류 기간이 짧은 출장이나 관광 목적의 방문자라면 굳이 차를 운전해서 들어오는 것보다 택시가 나을 겁니다.
일단 맨하탄에 들어가면 운전할 때만 하고, 호텔에 차를 두고 걸어다니면 되지 않을까. 사실, 저도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이 접근방법도 문제가 있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아시다시파, 뉴욕의 호텔들은 가격이 비싸죠. 맨하탄 최고급 호텔들을 당연하고, 별 3개 급 정도의 애매한 호텔들도 저 당시 1박의 가격이250 ~ 300 달러 정도였습니다. 이런 호텔들도 들어가보면 창문형 에어컨에 바닥 기울어져 있고, 시트나 소파에서 담배 냄새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호텔에서,
1박당 주차요금을 30 ~ 50 달러 정도 부과합니다. (ㅠ.ㅠ)
저 같은 경우는 평균 1박 40 달러를 지불했습니다. 평일과 주말의 주차요금이 다릅니다. 심지어 제가 투숙한 호텔에 지하주차장이 있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호텔에서 한 블럭 정도 떨어져 있는 다른 건물의 주차장에 차를 대야했습니다. 비슷한 경험이 있는 분께 여쭈어 보았더니, 주차장 매니저에게 팁을 줘야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씀해주시더군요. 일주일이면 대략 30만원 정도가 최소한 주차비로 날아가는 것이죠.주차비가 부담된다고 더 낮은 급의 호텔이나 더 고급 호텔을 들어가고 싶진 않았습니다. 제 예산 범위 밖이거나, 더 안 좋은 방에서 지내야 할 수 있으니까요.
미터기를 이용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미국의 도시들이 대개 다 그렇지만, 한 번에 이용할 수 있는 시간에 제한이 있습니다. 어디 주차해 놓고 걸어다니다가 차를 옮길 때가 되면 다시 주차한 장소로 돌아와서 차를 옮겨야 하는데, 이것처럼 귀찮은 일이 없습니다. 그리고 미국의 미터 주차 단속은 에누리가 없습니다. 10초만 늦어도 벌금이 부과됩니다. 다행히 맨하탄에서 미터 주차 위반을 해본 적은 없지만, 다른 도시에서는 여러번 경험이 있습니다. 정말 10초 정도 늦게 도착했는데, 단속하는 분이 'Sorry, buddy.' 하면서 딱지 끊어서 와이퍼에 끼워 두고 씨익 웃으며 가시더군요. (뭐 할 말은 없습니다. 위반은 위반이니까. 아....그러나....)
아마 잘 찾아보면 주차하기 괜찮은 호텔이나 장시간 주차가 되는 주차 빌딩도 있을 겁니다. 제가 게을렀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걸 찾느니 여기서 볼 일 보고 빨리 나가자라는 생각도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건 사실 그냥 제가 맨하탄에 2번 가 본 외국인 관광객이기 때문일 수 있어요. 더 잘 아시는 분들께서 보기에 부정확한 내용이라면 지적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아, 맨하탄과 뉴욕의 업타운이나 주변 주들의 외곽 지역에서는 완전히 얘기가 다를 수 있습니다. 저는 맨하탄 말씀드린거에요. 참고로 제가 투숙했던 호텔의 위치는 콜럼비아 대학에서 멀지 않은 어퍼 웨스트였습니다.
아무튼, 맨하탄에서는 대중교통 추천.